자신만의 일하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2024-06-18

b6f52999f4ce3.jpeg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고 느낄 때가 더러 있습니다. 퇴사 후 2달 남짓 지난 시점이 제겐 그랬습니다. 회사 밖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호기롭게 일하던 생활도 잠시, 넘치는 자유를 주체하지 못하면서 일 하는 시간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게 되었고 그 결과 마감 기한에 쫓기며 일하던 나날들이 점차 쌓여갔습니다.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그날 그날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는 곧 매일매일 모든 외부적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번거로운 고민을 수반했습니다. 공유오피스를 써보며 나름의 안정적인 업무 공간을 찾아보려 했지만 이미 한번 균열이 생긴 루틴을 저 스스로의 힘만으로 회복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죠. 공유공간 안에서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프리워커들간의 ’희미한 연대‘ 역시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루틴을 잃고 헤매던 방황의 시간들을 통해 저에게 ‘루틴’은 ‘공간’과 ‘사람’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발휘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업무 공간과, 그 공간 안에서 고민을 나누거나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저와 같은 동료들이 필요했습니다. 퇴사 후 그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 5개월 남짓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 계기가 없었다면 저만의 루틴을 알게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겠죠. 

우리는 각자의 영역 안에서 누구나 창의적인 존재들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역량이 안에 내재되어 있지만 그것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조건들이 분명 필요합니다. 루틴과 습관이야말로 자신 안의 역량을 가장 크게 발휘하도록 만드는 조건이자 환경으로, 그것들을 명확히 알지 못했을 경우 맹렬한 기세로 일을 하다 삽시간에 슬럼프나 번아웃에 빠지기 쉽습니다. 바로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이 공간 시일을 마련한 뒤부터, 더 정확히는 시일을 매개로 저와 같은 ‘동료’들을 만난 뒤로 다시 루틴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일로 출근하는 동료와 보폭을 맞추고자 저 역시 10시에 시일로 출근하려 합니다. 누가 시키거나 그래야 한다는 압박 없이, 오로지 동료가 있는 공간을 가고 싶은 단순한 열망으로요. 그 마음이 출근하는 저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그것을 이루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잘 제어하고 통제하고 계신가요? 까닭 모를 무력감, 정도 이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그 원인을 뭘까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자문하시길 권합니다. 답을 찾는 고민의 과정은 지리하고 번거롭지만, 그 대답을 훗날 요긴하게 사용할 날이 분명 오리라고 봅니다. 질문하는 사람만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Copyright 2024. 시일 북스앤웍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