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애써 지워보려 해도 이미 잡힌 그 상(像)을 없애는 건 쉽지 않지만, 그의 존재 덕에 저는 제가 만든 가상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곤 합니다. 디자이너와 기획자, 시니컬과 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다운(@iamfinethankyouand) 님을 소개합니다.
오래된 이발소를 찾아가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는 소탈한 모습에서, ‘나비와 바둑이’라는 일러스트를 통해 모순적인 인간들을 때려잡곤 하는 해학적 철학에서, 최전선이라는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가는 모습에서, 타인에게 곁을 내주기까지 시일이 꽤 걸린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저는 성장해가는 청년의 면모를 읽습니다.
각박한 서울살이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느긋함을 놓치지 않는 사람입니다. 느릿느릿 한 언변에서 언뜻 충남인의 느긋한 바이브가 느껴질 때 있지만, 외면 너머 본질을 찌르는 날카로운 시각에서 흠칫할 때도 있죠.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얼굴이었다가도 일순 잔뼈 굵은 디자인 사무소장의 얼굴로 변모할 때 있습니다. 때론 자신의 캐릭터 ‘바둑이’의 행패를 고민하는 작가의 얼굴이 되기도, 자신만의 편협한 생각에 갇히지 않으려 고민하는 그는, 디자이너라는 업 하나로 국한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가 갖고 있는 편견의 힘은 작지만 그것이 삶에 작용하는 힘은 결코 작지 않죠. 그런 점에서 내면의 여러 시선을 투영해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려 하는 다운 님만의 구도를 통해, 걸핏하면 관성으로 빨려 들어가곤 하는 제 안의 작은 세계를 다시금 체감하곤 합니다. 그 때문에 시일에서 그와 함께 일하고 있을 때면 그에게 의지하고 싶어지죠.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그럼, 저건요? 그와의 이따금 나누는 수다는 어지러운 일을 헤쳐나기는 동력이 됩니다. 편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는 함부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여러분은 혹시, 내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만의 생각이라는 그 생각이, 정말 본인의 생각이라고 확신하시나요?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 편견과 고정관념,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생각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또 다른 지평이 열리는 가능성을 열어젖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일의 다운 님과 같이 각자의 주변에서 그런 이들과 조우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1. 안녕하세요.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최전선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최다운입니다. 저는 디자인의 역할은 회사와 고객의 시각적 소통을 돕는 통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보다는 회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2. 시일에서 어떤 작업을 주로 하고 계신가요?
브랜드, 편집, 패키지 디자인 등 돈이 되는 일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마치 흥신소와 같이 묘사했지만 디자인 일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3. 일을 하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피드백을 받은 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바로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주고받은 내용들이 부유물처럼 떠다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집중하기 어려운데요. 이럴 때 펜을 이용해 종이에, 머리에 떠다니는 것들을 써봅니다. 그러면 부유물들이 채망에 걸러지듯 불필요한 내용들은 걷히고 필요한 내용들만 남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집니다.
4. 개인적인 관심사가 궁금합니다. 애정을 쏟고 계신 분야나 대상이 있으신가요?
저는 머리를 짧게 유지하는 편인데 이런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이발소를 방문합니다. 이발소에는 보통 나이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 이발사들이 계시는데요. 이발사 할아버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가 매체에서 묘사되는 다른 세대에 대한 인식이 편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편견에 갇혀 어떤 누군가를 어떤 집단을 어떤 세대를 판단하기보다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5. 근래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근래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버트런드 러셀이 쓴 ‘행복의 정복’입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행복이란 감정을 손에 닿는 거리로 설명한 책입니다. 무엇이 행복이며 행복한 삶은 어떻게 사는 삶이냐는 막연한 느낌에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을 더 못 찾게 되는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런 막연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해줍니다.
6. 다운 님에게 일하기 좋은 공간이란 어떤 공간인가요?
왜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을 많이 하는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테이블이 있는 공간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그 외의 공간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공공의 공간이라는 점이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카페에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왜 카페를 찾게 될까 하는 자신의 질문에 답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Copyright 2024. 시일 북스앤웍스. All rights reserved.
시일 북스앤웍스는 자양동에 위치한 공유작업실(공유오피스)이자, 토요일에만 운영되는 작은 독립 서점입니다.
디자이너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애써 지워보려 해도 이미 잡힌 그 상(像)을 없애는 건 쉽지 않지만, 그의 존재 덕에 저는 제가 만든 가상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곤 합니다. 디자이너와 기획자, 시니컬과 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다운(@iamfinethankyouand) 님을 소개합니다.
오래된 이발소를 찾아가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는 소탈한 모습에서, ‘나비와 바둑이’라는 일러스트를 통해 모순적인 인간들을 때려잡곤 하는 해학적 철학에서, 최전선이라는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가는 모습에서, 타인에게 곁을 내주기까지 시일이 꽤 걸린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저는 성장해가는 청년의 면모를 읽습니다.
각박한 서울살이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느긋함을 놓치지 않는 사람입니다. 느릿느릿 한 언변에서 언뜻 충남인의 느긋한 바이브가 느껴질 때 있지만, 외면 너머 본질을 찌르는 날카로운 시각에서 흠칫할 때도 있죠.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얼굴이었다가도 일순 잔뼈 굵은 디자인 사무소장의 얼굴로 변모할 때 있습니다. 때론 자신의 캐릭터 ‘바둑이’의 행패를 고민하는 작가의 얼굴이 되기도, 자신만의 편협한 생각에 갇히지 않으려 고민하는 그는, 디자이너라는 업 하나로 국한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가 갖고 있는 편견의 힘은 작지만 그것이 삶에 작용하는 힘은 결코 작지 않죠. 그런 점에서 내면의 여러 시선을 투영해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려 하는 다운 님만의 구도를 통해, 걸핏하면 관성으로 빨려 들어가곤 하는 제 안의 작은 세계를 다시금 체감하곤 합니다. 그 때문에 시일에서 그와 함께 일하고 있을 때면 그에게 의지하고 싶어지죠.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그럼, 저건요? 그와의 이따금 나누는 수다는 어지러운 일을 헤쳐나기는 동력이 됩니다. 편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는 함부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여러분은 혹시, 내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만의 생각이라는 그 생각이, 정말 본인의 생각이라고 확신하시나요?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 편견과 고정관념,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생각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또 다른 지평이 열리는 가능성을 열어젖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일의 다운 님과 같이 각자의 주변에서 그런 이들과 조우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1. 안녕하세요.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최전선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최다운입니다. 저는 디자인의 역할은 회사와 고객의 시각적 소통을 돕는 통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보다는 회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2. 시일에서 어떤 작업을 주로 하고 계신가요?
브랜드, 편집, 패키지 디자인 등 돈이 되는 일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마치 흥신소와 같이 묘사했지만 디자인 일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3. 일을 하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피드백을 받은 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바로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주고받은 내용들이 부유물처럼 떠다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집중하기 어려운데요. 이럴 때 펜을 이용해 종이에, 머리에 떠다니는 것들을 써봅니다. 그러면 부유물들이 채망에 걸러지듯 불필요한 내용들은 걷히고 필요한 내용들만 남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집니다.
4. 개인적인 관심사가 궁금합니다. 애정을 쏟고 계신 분야나 대상이 있으신가요?
저는 머리를 짧게 유지하는 편인데 이런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이발소를 방문합니다. 이발소에는 보통 나이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 이발사들이 계시는데요. 이발사 할아버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가 매체에서 묘사되는 다른 세대에 대한 인식이 편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편견에 갇혀 어떤 누군가를 어떤 집단을 어떤 세대를 판단하기보다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5. 근래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근래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버트런드 러셀이 쓴 ‘행복의 정복’입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행복이란 감정을 손에 닿는 거리로 설명한 책입니다. 무엇이 행복이며 행복한 삶은 어떻게 사는 삶이냐는 막연한 느낌에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을 더 못 찾게 되는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런 막연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해줍니다.
6. 다운 님에게 일하기 좋은 공간이란 어떤 공간인가요?
왜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을 많이 하는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테이블이 있는 공간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그 외의 공간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공공의 공간이라는 점이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카페에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왜 카페를 찾게 될까 하는 자신의 질문에 답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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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 북스앤웍스는 자양동에 위치한 공유작업실(공유오피스)이자, 토요일에만 운영되는 작은 독립 서점입니다.